Simone Rocha 시몬 로샤

기자와 바이어들의 지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시몬 로샤! 2010년에 센트럴 세인 마틴 스쿨의 MA 과정을 졸업한 스물 일곱 살의 아가씨에게 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루이스 윌슨 교수의 엄격한 심사 과정에 합격한 이들만 (그녀의 혹독한 평에 우는 학생이 대다수)  설 수 있는 센트럴 세인 마틴 졸업 작품쇼를 거쳐 톱솝과 콜라보레이션, 셀프리지 백화점 BYT (Bright Young Things, 신인 디자이너 후원 프로젝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패션 이스트를 거쳐 자신의 이름으로 캣워크에 데뷔했다. 시몬의 컬렉션은 먼저 레이 가와쿠보의 눈에 들어 런던 도버 스트릿 마켓에 단독 소개됐는데, 2013년 봄/여름 컬렉션을 시작으로 드디어 그 독점이 풀리면서 시몬은 순식간에 전세계 주요 매장들을 석권한 발빠른 비즈니스 감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MA 석사과정에서부터 세계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로 대변되기까지  전과정을 그녀는 단 3년만에 이룬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시몬 로샤. 몇달 전 2개 층으로 된 제법 큰 스튜디오로 이사 들어온 시몬 로샤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갔다. 시몬의 스튜디오는 여느 슈퍼 브랜드 본사 건물의 리셉션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깔끔한 공간에는 큰 회의실 테이블이 놓여 있고  벽면에는 프렌시스 베이컨의 작품 시리즈  3점이 걸려 있으며 그 아래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 2-3명이 앉아있다. 작업 공간은 모두 지하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아직 그 어떤 매체에도 공개하기 전이라 다음을 기약했다. 어느새 전세계 내로라 하는 매장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전개하는 시몬 로샤와 리셉션 테이블에 앉아 나눈  그녀의 컬렉션 그리고 패션 비즈니스 이야기를 소개한다.

 27살의 신인 디자이너 시몬은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잘 알고 있다. 아버지가 런던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중견 디자이너라 당연히 그럴 거라고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어릴적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것은 분명 플러스 요인일 것. 직접 만난 그녀는 당차기 보다는 똑똑했고, 어리기 보다는 수줍은 천상 20대 아가씨였다.  사진/ 김영철

27살의 신인 디자이너 시몬은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잘 알고 있다. 아버지가 런던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중견 디자이너라 당연히 그럴 거라고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어릴적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것은 분명 플러스 요인일 것. 직접 만난 그녀는 당차기 보다는 똑똑했고, 어리기 보다는 수줍은 천상 20대 아가씨였다. 
사진/ 김영철

Q. 지난 9월에 선보인 2014년 봄/여름 컬렉션 정말 인상깊게 봤다. 프레스 시트에 보니 이 컬렉션이 코네마라? 이렇게 발음하는게 맞나? 그곳에서 영감을 받은 거라고 적혀 있던데, 시몬 당신의 이야기인가? 혹시 결혼이라도 하는 건가?
A. 하하. 다들 그렇게 물어본다. 동네 이름은 코-네-마-라 (Connemara). 아일랜드 서쪽에 있는 시골 마을인데 자연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내가 자란 곳은 아니고 – 아일랜드에서 자란 건 맞지만 –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다. 바닷가와 그 주변을 둘러싼 자연의 그 풍부한 텍스쳐와 감성을 컬렉션에 담고 싶었다. 그것이 영감이 되었고, 항상 그렇듯 전 컬렉션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13 가을/겨울 컬렉션은 중국계와 아일랜드계인 나의 두 할머니들에게 영감을 받은 레이디 라이크 룩이었다면 이번에는 대조를 두기 위해 도발적인 룩을 시도했다.

Q. 액세서리 컬렉션이 특히 돋보인다. 이번 시즌 도발적인 룩을 선보였다고 했는데 액세서리는 오히려 여성스럽고, 한결 성숙해서 좋았고, 특히 전체 룩을 지배하기보다는 컬렉션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액센트로 훌륭했다. 액세서리 컬렉션을 발전시키는 중인가?A. 그렇다, 이번 시즌에 특히 액세서리에 주목했다. 데뷔 초에는 신발, 그것도 브로그 (Brogue)나 퍼스펙스 힐 등이 주를 이뤘는데 액세서리 라인을 한층 끌어 올리고 싶었다. 이번 시즌, 바이크 룩 이미지에 맞춰 진주 액세서리가 대조를 이루는게 좋다.

Q.  컬렉션에 대한 바이어들의 반응은 어땠나? 예를 들어 허벅지 살이 살짝살짝 보이는 슬릿을 닫아달라는 요구는 없었는지?
A. 런던 쇼 이후 바로 파리로 향했는데, 세일즈 결과가 아주 좋다. 무척 기쁘다. 새롭게 관계를 맺은 매장도 있는데, 예를 들어 코르소 코모 밀라노에 이어 이번 시즌부터는 서울 매장에 들어가게 되어 흥분된다. 특별히 컬렉션을 변경하지 않는데, 워낙 컬렉션이 타이트하다. 이번 시즌 액세서리에 대한 반응이 좋다. 모두가 한, 두개 아이템을 구입했고 시몬 로샤 컬렉션의 토탈 룩을 이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실크 트윌 코트처럼 비교적 장식적인 면이 덜한 룩을 사는 경우 진주 디테일의 양말이나 슈즈를 구입하니 시몬 로샤 컬렉션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슬릿 룩도 의외로 반응이 좋다 (웃음). 변경한 거라면, 진주로 윗목을 장식한 양말의 경우 데니에 수를 높여 착용감을 고려한 정도다.

Q. 세일즈 쇼룸에도 함께 있는가? 쇼룸 환경에 대해 얘기해달라.
A. 파리의 마레에 작은 쇼룸이 있는데 이곳에서 바이어와 프레스와의 미팅이 이뤄진다. 우리는 세일즈를 직접 인하우스로 운영하는데, 엄마가 세일즈 팀을 진두지휘한다. 엄마는 30년 가까이 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 세일즈와 유통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시즌 세일즈가 아주 좋았다. 액세서리도 더 많이 소개했고, 니트웨어도 소개했는데, 아 니트웨어는 쇼를 보면 재킷이나 드레스 안에 레이어링한 단품이다. 쇼룸에 오면 컬렉션이 하나의 전체로 선보여진다. 그러니까 모델에게 입혀졌던 그 룩이 하나하나 주인공이 되어 행어에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크림에서 그린, 블랙 그리고 장식된 소재로 이어지는 캣워크 위 흐름을 따라 옷들이 다 진열된다. 이전부터 손으로 직접 뜬 크로셰나 니트를 쇼에 조금씩 선보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 텍스쳐를 하나의 룩으로 완성해봤다.

Q. 컬렉션을 시작할때 세일즈를 염두하고 디자인하는 편인가?
A. 데뷔 초부터 나한테 가장 중요한건 창의성이다. 시즌 초에는 다양한 실험이 감행된다. 시행착오도 많이 거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것들이 개발 된다. 그런데 디자인의 경우 컬렉션을 하나의 전체로 생각해서 작업한다. 그러니 서로 다른 룩, 디자인, 옷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컬렉션을 구성하는데 우연의 일치처럼 바이어들에 따라 각기 다르게 선택된 룩들이 또 매장 안에서 하나의 컬렉션으로 완성된다. 현실적인 성격인데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Q. 매장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피터 필로토나 에르뎀 등이 3년차이던 시절에 바이어들은 그들의 컬렉션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구입하지 않았다. 지금은 시장의 흐름이 변했고 시몬 당신의 컬렉션을 브랜드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러니까 컬렉션 전체를 통으로 구입하거나, 시몬 로샤만의 공간을 만드는 등. 어떤가?
A. 그렇다. 그리고 구입하는 피스가 많거나 적은 것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매장들이 컬렉션을 시몬 로샤 브랜드로 소개하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신발이나 가방을 꼭 구입한다. 우리에게는 그게 무척 중요하다. 어떤 매장이 되었던 그 매장 안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아이덴터티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이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바이어들 역시 같은 생각이라는게 특별하다.

Q.  런던의 도버 스트릿 마켓에 독점으로 판매되어왔는데, 맞나?
A. 그곳이 나의 첫번째 리테일 공간이고 도버 스트릿 마켓과 정말 좋은 파트너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에게 한 공간을 제공하고 디자인해달라고 했는데, 그 곳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또 그 안에 컬렉션이 어떻게 선보일지 나한테는 뚜렷했다. 사람들이 내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내 컬렉션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특별한 관계이고, 이후 많은 매장들이 이런 공간을 원하고 또 내 컬렉션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받아들인다는게 소중하다.

Q. 처음  BYT 프로젝트로 발굴되었다가 이후 브랜드로 들어가게 된 셀프리지 백화점의 바잉 디렉터 저드가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다며 칭찬이 대단하다. 슈퍼 브랜드의 프리 컬렉션 배송 시기에 맞춰 컬렉션을 전달한다는데, 중견 디자이너도 힘들어하는 생산 및 유통 과정을 꽉 잡는 비결이 무엇인가? 프리 컬렉션 제작은 안 하고 있지 않나?
A. 프리 컬렉션은 안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그것이다. 모든 과정이 서로 소통되고 그 전체적인 흐름을 관장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기간을 단축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세일즈 북 (바이어들이 쇼룸에서 오더를 한차례 넣고, 최종적으로 바잉을 마감하는 것)도 빨리 닫는다. 우리는 매장들과 최고의 관계를 맺기 원하고 그 단계에 걸맞는 생산 과정을 위해 많은 계획을 거친다. 그리고 시간을 잘 지키는 것과, 앞을 잘 내다보는 것도 중요하다. 창의적으로도 앞으로 나아가야하고, 생산과 유통에 있어서도 밀어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Q. 그렇게 도버 스트릿 마켓에 2 시즌 독점 판매되다 2013 봄/여름 컬렉션부터 전 매장에 판매망을 넓혔다. 액세서리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시몬 로샤 컬렉션이 글로벌 시장을 빠른 속도로 전파됐다. 현재 매장 수 (일명 Stockist)가 어떻게 되나?
A. 매장 수를 얘기하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Q. 그렇다면 어느 나라들에서 판매되고 있나?
A. 음. 홍콩, 도쿄, 중국에 판매되고 있고, 미국은 최근 들어 매장 수가 확 늘었는데 보스턴, 뉴욕 등의 편집 매장과 삭스에 판매되고 있고, 파리, 밀라노, 서울, 최근에는 베이징 등 분포도가 아주 좋다.  바로 얼마전  I.T. 그룹의 베이징 매장에 팝업 공간을 오픈하고 왔다.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주요 리테일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좋은 관계를 맺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든 곳에서 다 판매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번 달 I.T그룹의 베이징 매장에 시몬 로샤만의 공간이 팝업으로 등장했다. 사진제공/ I.T 그룹

이번 달 I.T그룹의 베이징 매장에 시몬 로샤만의 공간이 팝업으로 등장했다.
사진제공/ I.T 그룹

Q. 이렇게 하나의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을 거라고 이전부터 생각했어나?
A. 모든게 전략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다. 내가 일하는 곳이 그랬고, 또 그 방식이 내가 가는 방향을 조종한 것 같다. 브랜드가 외부 투자 없이 독립적으로 경영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한데, 이게 어떤 럭셔리인지 잘 안다. 시몬 로샤라는 이름을 내건 브랜드의 라벨이 어떤건지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데 제약이 없다.

Q. 신인 디자이너들은 수요가 커지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늘어난 매장 수와 바이어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생산을 어떻게 컨트롤 하는가?
A. 엄가 컬렉션의 생산과 유통 과정을 주도하는데 현재 컬렉션을 이탈리아에서 생산 중이다. 얼마 전 아버지 (디자이너 존 로샤)의 컬렉션을 맡는 공장으로 생산을 옮겼다. 스튜디오의 디자인 팀과 공장 내 생산 팀 등 아주 훌륭한 팀과 일하고 있다. 그들과 서로 소통의 끈을 놓치 않고 모든 것을 함께하고 이탈리아는 직접 가서 샘플 제작 과정 등에 깊게 관여한다. 훌륭한 팀을 갖고 있다는 것이 축복인데 컬렉션 제작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늘 살피고, 또 쇼에서 말하고 매장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퀄리티가 옷에 잘 반영되도록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Q.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A. 지금은 또 다시 2014 봄/여름 컬렉션 작업이 한창인데 온 스케줄로 이렇게 매 시즌 쇼를 진행하고 좋은 옷을 생산하며 리테일 매장들과 함께 성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즌이 지날수록 더 낳아지는 것도 중요하다! 컬렉션이 그때마다 최고로 선보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세일즈를 통해 비즈니스 면에서도 그 결과가 드러나고 그것이 또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전 과정이 다  중요하지 않을까!

Q. 요즘 인터넷 시장이 대세다. 디자이너들에게 인터넷 시장은 어떤 곳인가?
A. 거대하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와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내 컬렉션은 네타포르테에 판매되고 있는데 그들과 비즈니스 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컬렉션을 팔지 않는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다. 컬렉션 제작 과정이 중요한 만큼 매장에서 고객들이 직접 옷을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이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장치나 신발과 액세서리 등을 함께 구입할 수 있는 등 인터넷 시장도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저 옷 한벌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과정이다. 우리는 최대한 옷 하나하나에 영혼을 불어 넣고 싶다.

Q. 정말 3년만에 많은 걸 이뤘다! 이제 막 새롭게 시작하려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무엇을 조언해줄 수 있을까?
A. 정체성이 강해야 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 컬렉션을 전개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일이다. 모두에게 컬렉션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하는 일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바로 시작하는 디자이너들에게 그건 무척 중요한 일이다. 초점 또한 확실해야 한다. 나는 처음에 패션 이스트에 포함되어 컬렉션을 전개했는데 나에게는 큰 헤택을 가져다 준 프로젝트다. 두명의 다른 디자이너들과 함께 쇼를 했는데 다양한 방법과 방향에 대해 오픈 마인드로 임하는 자세가 중요했다. 어쩌면 캣워크 쇼를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 프리젠테이션이나 다른 방향을 모색할 수도 있다. 확실한 자신만의 아이덴티를 지니고 오픈 마인드로 임하면 방법이 생긴다. 패션은 직행 열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 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다!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작업을 할 수 있느냐와 상관없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 않은가. 밖에서 보기에는 다 같은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것을 하는데는 수 많은 다른 방법들이 있다.
 

글/여인해  
사진/ 김영철, Moda Operandi, 시몬 로샤, I.T 그룹 제공
이 글은 2013년 11월, 보그 닷 컴 코리아 매거진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