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3인방, 데이비드 간디(David Gandy)

Dazed & Confused: 요즘 근황은 어떠한가?
David Gandy: 이번 컬렉션에 관해 물어보는 건가, 아니면 요즘 나의 전체적인 근황을 물어보는 건가.

Dazed & Confused: 그저 모두 다, 전체적으로 알려달라. 당신은 런던에서 자랐다고 들었다. 맞는 것인가?
David Gandy: 그러하다. 나는 런던에서 자랐고 생활해왔다. 보통 많은 패션과 관련된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파리, 뉴욕, 밀라노 아니면 LA로 가는데 나는 조금 달랐다. 나는 항상 런던에 있었다. 내 생각에는 런던이 항상 패션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대중이 나를 디자이너 돌체&가바나를 통해 알고 있지만 나는 내가 영국 출신이라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언제나 양복을 좋아했다. 그래서 직업상 출장을 많이 다녀야 하지만 항상 끝에는 런던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 요즘 영국계 브랜드가 많이 대중화되고 유명해지고 있다. 나 또한 내 브랜드 라인을 M&S(130년 전통의 영국 브랜드 막스 앤 스펜서)와 함께하고 있고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있다.

Dazed & Confused: M&S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나? 한국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일 수도 있다.
David Gandy: 당연하다. M&S와의 협업은 내가 처음이었다. 언더웨어 라인으로 시작해서 라운지 웨어, 캐시미어, 그리고 남성 수영복 컬렉션을 제작했다. 수영복 컬렉션은 완판되었다. 이번에는 새롭게 비치웨어 컬렉션을 만들었는데, 남성들이 여름에 심플하게 여행을 떠나서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스타일의 패션이 주제였다.

Dazed & Confused: 어제 런던 남성복 패션 위크 중 유망한 디자이너를 엮은 'MAN'쇼를 참관하는 당신을 봤다. 어땠는가?
David Gandy: 흥미로운 쇼였다. 매우 젊고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이다. 충분히 존중할 가치가 있는 디자인이다. 런던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감사하고 있다. 올리버 스펜서(Oliver Spencer)나 하디 에이미스(Hardy Amies) 같은 브랜드가 나에게는 더 끌리지만, 이런 다양성이 패션의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런던에서는 그런 다이내믹한 레벨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평상시에 입을 수 있는 옷들만 패션쇼에서 보여준다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다.

Dazed & Confused: 특별히 런던 남성복 컬렉션에서 보았던 것 중에 추천하고픈 브랜드가 있나?
David Gandy: 루 달튼(Lou Dalton)이 생각난다. 처음 루 달튼은 소규모로 쇼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점점 단계적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현재 영국 패션에서 작지만 영향력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나 또한 팬이고 그녀가 대단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올리버 스펜서 쇼는 개인적으로 항상 런던 쇼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더 얘기해줄 수도 있다. 많은 쇼들이 좋았다.

Dazed & Confused: 영국이 낳은 톱 모델로서 런던 남성복 컬렉션(LCM) 홍보 대사가 된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무슨 계기였는가?
David Gandy: 영국 패션 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딜랜 존스(Dylan Jones)가 먼저 제의를 해왔다. 패션, TV, 뮤직, 스포츠 사업 홍보대사까지 이런 홍보대사를 통해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 그저 패션을 홍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는 남성들에게 패션이라는 것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에게는 패션, 디자인 그리고 쇼핑이라는 것이 생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깨뜨려줄 수 있는 중간 역할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Dazed & Confused: 한국이나 아시아에 당신을 따르는 수많은 팬들이 있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당신만의 패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
David Gandy: 항상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해라. 미래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트렌드는 늘 돌고 있고 그 트렌드를 앞서나가야 한다면, 그 수많았던 트렌드 중 당신이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다. 예를 들어 나는 보통 슈트를 입는다. 하지만 오늘은 캐주얼한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이러하듯 새로운 패션에 도전해보고 이 스타일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패션에는 맞고 틀림이 없다. 남들이 보았을 때 최악이라 생각되는 패션이 있어도 함부로 그것을 정의하면 안 된다. 그것은 오로지 당신의 의견일 뿐이다. 패션은 아트다. 아트에는 옳고 그름이 없듯이 패션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에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고 자신만의 패션을 만들어라.

Dazed & Confused: 요즘 남자 모델을 보면 과거에 비해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변화했는가?
David Gandy: 내가 모델을 시작했을 때는 무조건 마르고 길쭉한 체형을 추구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돌체&가바나와 사진가 마리오 테스티오(Mario Testino)가 함께한 캠페인을 진행한 후 하루아침에 모델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더 이상 마른 실루엣을 가진 모델뿐만 아니라 클래식하며 근육질의 잘생긴 모델들도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른 체형의 모델들은 그들만의 어울리는 룩이 있고, 클래식한 느낌의 모델들은 또 그들만의 어울리는 룩이 생긴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마른 실루엣에 끌리지 않는다. 아직까지도 나는 클래식한 룩을 추구한다. 또한 나에겐 그런 체형과 스타일의 사람들만이 눈에 띈다. 여자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트랜스젠더도 모델이 가능한 시대다. 여자가 남성복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남자가 여성복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이 패션의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패션에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이 잘못됐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각자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 뿐이다.

Dazed & Confused: 한국은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남성 모델들이 성장하고 있고, 또 많은 어린 인재들이 모델이 되고 싶어한다.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David Gandy: 놀랍겠지만 나 또한 매우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이다. 사실 나는 사진 찍히는 걸 아주 싫어했다. 하지만 내 직업이 모델이고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나를 기억한다. 나는 2006년에 돌체&가바나의 모델로 발탁되었다. 모델 일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5년간 나는 엄청나게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며 매일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 노력이 일궈낸 결과였다. 하루아침에 성공하는 사람이 없진 않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일 뿐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나처럼 다들 오랜 시간 꾸준히 노력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다.

Dazed & Confused: 많은 봉사 활동과 자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들이 있는가?
David Gandy: Blue Steel Appeal, Battersea Dogs and Cats Home(150년 된, 애완견 관련 자선단체), 20퍼센트의 저소득층 영국 아이들을 도와주는 자선단체 등 아주 많은 곳에서 도움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왜 이런 봉사를 하냐고 묻는다면, 내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를 통해 대중이 더 쉽고 빠르게 사회적인 문제와 환경에 대해 깨우치고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Dazed & Confused: 런던은 요즘 젊은 남성복 디자이너의 메카라고 불린다. 앞으로 남성 패션계에서 런던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David Gandy: 지난 2년 동안 영국 패션 협회에 계속해왔던 얘기는 런던은 파리나 밀라노 쇼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다. 세계 각국 어디에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런던 남성복 컬렉션은 웹사이트와 앱을 만들어서 쇼를 생중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삼성과 파트너십을 맺고 삼성이 가지고 있는 기술로 런던 컬렉션을 가상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쇼가 끝난 후 런웨이에서 보았던 의상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고 대중에게 판매가 가능해야 한다. 만약 판매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적어도 그 의상에 대한 디테일과 설명을 따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남성 패션에 대해 대중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Dazed & Confused: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할 계획은 있는가?
David Gandy: 물론이다. 이미 중국 베이징에서 세미나를 가져본 경험도 있고, 홍콩에는 내 속옷 브랜드 라인이 론칭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싱가포르, 상하이 등을 방문한 적도 있다. 아시아 경제에 우리 영국 시장이 많이 연관되어 있는 것도 안다. 자동차 시장 예를 들자면, 아시아인들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영국의 차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오히려 영국 사람들보다 더 영국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인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존경하고 있다.

Dazed & Confused: 남성 패션업계가 세계적으로는 좀 미약하고 지루해 보이는 것 같다.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David Gandy: 요즘 패션업계는 숫자에 너무 치우쳐 있고 또 쫒기는 것 같다. 런웨이에 서는 모델마저도 팔로워가 많은 모델, 에디터들도 서셜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팔로워가 많은 에디터를 쓰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보 전달의 독창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분명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다. 잡지가 많이 사라지고 디지털화하는 시대다. 어떤 사람이 들으면 진부한 생각이라 할 수 있지만, 나는 잡지의 시대가 다시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잡지를 수집한다. 물론 패션쇼 자체에서는 대중의 쉽고 간편한 접근을 위해 디지털화해야 하지만, 사진 촬영 플랫폼은 아무래도 잡지가 더 매력있는 것 같다. 매회에 어떤 모델이 어떤 포토 슛을 했는지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아무래도 잡지를 구매하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Dazed & Confused: 이 인터뷰는 8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그 시기에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David Gandy: 8월에 캠페인이 하나 공개될 예정이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필요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캠페인이다. 예를 들어 정크 푸드나 청량음료 등 셀렙들이 대중에게 광고하는 음식들 중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제품이 아직 많다. 이런 부분들을 재해석하여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캠페인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 있을 M&S 비치웨어 컬렉션을 준비해야 한다.

글/ 이현범 편집장

이 글을 <Dazed & Confused> 코리아 2016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