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Education #3 London College of Fashion

Frances Corner

100주년을 기념하는 정통 패션 학교,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과 동시대적인 패션 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패션 학과장, 프란시스 코너. 둘의 조합은 완벽하다. 과거는 유산이 되고 미래는 비전이 되기 때문!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의 캠퍼스는 런던 시내 한복판 옥스퍼드 광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패션 거리로 꼽히는 이곳에서, 학생들은 누구보다 먼저 발빠르게 변화를 감지하기 마련. 프란시스의 역할은 그들의 눈을 열어주는게 아니라, 변화의 중심으로 그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절반은 교실에서 나머지 절반은 바로 이 현장에 투입되어 직접 부딪히며 끊임없이 크레이티브한 질문을 던진다. 런던의 한 포럼에서 처음 만난 프란시스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그녀는 난생 처음보는 패널들을 모아 토크를 끌어가는 타고난 리더쉽을 발휘했고, 단번에 그들의 중심을 바라보는 능력꾼이었다. 패션 학교 학과장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궁금증을 유발한 것도 그녀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서였다. 옥스퍼드 광장을 내려다보는 직무실에서 다시 만난 그녀. 재학생과 막 졸업한 학생들은 물론 동문들까지 대부분 꽤뚫고 있는 프란시스는 끊임없이 학생들과 패션 세상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이다. 그녀에게 학교는 패션과 비즈니스가 만나는 현장이자, 사회에 대한 책임을 실현하는 현실! 그녀는 ‘서스테이너블 패션’ 분야의 권위자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패션계를 바라보는 프란시스의 시선과 이야기를 들으며 도달한 결론은, 유럽 패션의 미래는 맑다는 것. 다만, 우리 모두 그 시각에 관심을 기울이며 동참해야 한다. 패션의 미래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Q. 런던에 있으면 놀라운 점은 어떻게 이 도시는 끊임없이 패션 인력을 배출하는가이다. 알고보니 그 중심에는 패션 학교들이 있고, 특히 당신과의 짧은 만남이 결국 런던내 3대 패션 학교 학과장을 모두 만나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A.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이 특별하고 독특한 이유는 패션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갖췄기 때문이다. 학사에서 석사 그리고 박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방대하고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발이나 액세서리 패턴 커팅, 비쥬얼 머천다이징, eMBA는 물론,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링, 사진까지 폭 넓은 전공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점이다. 학과장으로 처음 부임되었을때 학교는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놀라운 역사가 담겨 있다.

Q. 100년 전에는 어떤 패션 교육을 했다는 말인가?
A. 학교의 처음 설립은 꾸띄르 하우스에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한 발은 패션 산업 속에 한 발은 교육 현장에 둔채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전통이 있다. 덕분에 패션 산업 내 견고한 네트워크와 파트너쉽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깊은 관계 속에 있다. 학생들은 모두가 라이브로 현장에서 일하는 프로젝트에 어떤 식으로든 투입된다.

Q. 런던은 개개인의 가능성을 권장하고 지지해준다는 점이 부럽기도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말한대로 패션 산업에 일찍부터 발을 담그는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도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진로나 미래를 가능케 하는 밑받침도 되는 것 같다. 패션 전공을 선택하는 자들 중에는 ‘패션이라는 컨셉’만 따라오다 패션의 다양한 역할에 적잖이 놀라는 이들도 있을 것 같은데?
A. 맞다, 특히 지금이 그런 때인 것 같다. 런던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만 봐도 패션에 대해 무척 보수적인 이해를 지닌채 이곳에 온다. 막연히 패션 디자이너나 패션 저널리스트가 되겠다고 오는 학생들 중에는 패션계 내 얼마나 무수히 많은 직업들이 있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가 제공하는 코스에는 패션 안에서도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텍스타일과 남성복 전공이 만나거나 액세서리와 사진 전공이 만날 수 있도록. 왜냐면 패션은 ‘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Q. 흥미롭다. 이런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도가 가능한건가?
A. 이미 다양한 경험을 하고 학교에 모인 학생들이 서로 협업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자는 것이다. 이곳에서 책을 만들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구상을 할 수도 있다. 학교를 통해 학생들은 패션 산업이 끊임없이 패션을 유통하고, 만들고, 출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 중이라는 현실에 노출되는 것이다.

Q. 맞다, 패션은 늘 혁신 중이니까. 하지만 동시에 급변하는 패스트 패션에 대한 우려도 있다. 패션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요즘 시대의 사고는 위험하지 않은가?
A. 어떤 (교육) 훈련 과정 안에서도 이런 문제는 늘상 있기 마련이다. 어떤 이들은 단순히 대학에서의 삶을 경험하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왜냐면 하나의 개인이 성장하는 과정이니까. 집을 떠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노출되고 많은 것들을 흡수하는 동안 학교는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대화한다. 상당수 학생들이 패션계로 흘러들어가 일자리를 찾지만 그렇지 않고 예를 들어 최근에는 KPMG 나 로이드 은행 같은 곳으로 가길 원하는 패션 매니저먼트 학생들도 있다. 패션 교육을 찾는 이유는 수 없이 다양하고 방대하다.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흥미로운건 학생들의 수가 나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Q. 당신은 ‘서스테이너블 패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래서인지 패션 학교들 중에서도 유난히 이 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왜 학교도 이 주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건가?
A.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스테이너블 패션’은 방대한 주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그 주제 안에서도 옷을 제작하는 여성 인력의 임금 미지불과 같은 큰 이슈들을 다루기도 한다. 80%의 여성이 옷 생산에 투입되어 작업하는데 그 중 80%가 임금을 지불 받지 못한다. 심각한 수치다. 그외에도 옷을 만든 과정에 소비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테일러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인부는 물론 페브릭에 들어가는 재료를 농사하는 농부까지 작업하는 ‘실제 사람’들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중요한건 어떻게 교육의 현장 안에서 이 주제를 가르치고, 포함하고, 다루느냐는 것이다. 우리 삶에 직결된 현실이니까.

Q. 런던 컬러지 오브 패션은 패션계 현장과 가장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 곳인 것 같다. 졸업 이후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에 대해서도 서포트가 이뤄질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전세계 다른 도시로 향하는 학생 풀을 학교는 어떻게 후원할 수 있을까?
A. 졸업한 동문들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관찰되는 부분이다. 학교 차원에서 우리가 현재 하는 일은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이슈들을 논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내 다양한 커뮤니티 그룹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이슈들을 제기하고 이에 투입되는 작업을 했다. 물론 이건 하나의 과정이다. 학교 차원에서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기관들과 함께 어떻게 산업 내 변화가 가능할지 협력하고 있다. 중요한건 패션 산업이 이 변화를 원하고 관심을 갖는다는데 있다.

Q. 솔직히 대단한 일이다. ‘서스테이너블 패션’은 아직도 어렵게만 느끼지는 주제인데, 어떻게 보면 기업보다 먼저 이 일에 앞장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요즘 유난히 패션계가 시끄러운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있는데, 학교로서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예를 들어 이커머스나 디지털 내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지는 않는지?
A. 무척이나 흥미로운 시기다. 변화라는 이슈와 그에 대한 도구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을때, 궁극적으로 연필이나 페인트 브러쉬나 노트북 컴퓨터나 모두 도구라는 논지에 도달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결론적으로 학교 안에는 근본적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다. 그래서 이커머스나 디지털로 인한 지금의 변화를 봤을때, 나의 생각은 우리가 더 디지털 세상 안으로 들어갈수록 우리는 현실에서 더욱더 서로 연결하기를 갈망 할 것이라고 믿는다. 입학하는 첫해에 학생들은 모두가 ‘셔츠’를 제작해야 한다. 난생 처음 만들어보는 학생들부터 만들어본 경험을 지닌 학생들까지 다양한 그들에게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손으로 만지고 촉각 기관이 요구되는 아날로그 방식’의 가치를 우리는 존중한다는 것이다.

Q. 기성복이 사라지는 날이 올까?
A. 아마도 틈새 시장 속에 자리한 아티쟝과 대규모 생산 및 유통이라는 서로 다른 두 흐름 안에 어떤 문이 열리는 느낌이 더 강하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디자인을 판매하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그들은 플래그쉽도 없고 웹사이트도 없다. 모든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는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우리는 고민한다.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어떻게 학생들로 하여금 크리에이티브하게 사고하는 훈련을 가능케 하냐는 것이다!

Q. 현장에서 활동하는 졸업생들 얘기가 여전히 궁금하다.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수는 없는 법인 만큼, 패션계 속 백 오피스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어딘가에서 활동하는 어떤 이들이 있나?
A. 최근에 ‘패션과 비즈니스가 만나다 (Fashion Means Business)’라는 책자를 발행했는데, 이 안에는 예를 들어 런던 패션 위크에서 활약 중인 뉴젠 여성복 디자이너 라이언 로나 뉴젠 남성복 디자이너 피에터와 신발 디자이너 니콜라스 커크우드도 있지만 온라인 쇼핑 플랫폼 공동 설립자 제니 맥긴 (Jennie McGinn)이나 렉서스 차량을 위해 맞춤 인테리어를 제작한 가죽 아티쟝 우나 뷔르크 (Una Burke)와 캐리비언 여성들을 위한 컬러 팔레트를 염두한 코스메틱 브랜드를 시작한 플로렌스 아데포주 (Florence Adepoju) 등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자다.

Q. 한국 학생들은 어떤가? 졸업한 한국 학생들 중 주목해야 할 이들을 꼽는다면?
A. 한국 학생들은 정말 뛰어난 인재들이다. 교육 수준이 높고 똑똑하며 아주 훌륭한 미학적 감각을 지녔다. 특히 기술을 이해하는 속도가 빠르고 탁월하다. 그들은 기술과 능력 그리고 관심이라는 세가지 박자를 고루 갖춘 좋은 학생들이다. 그 중 눈에 띄게 활약하는 몇명 디자이너도 있고, 학생들의 목록을 전달하겠다. 꼭 만나보고 컬레션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을 적극 권한다.

Q. 물론이다! 런던 컬러지 오브 패션 입학을 고려하는 이들은 어떤 준비가 필수인가?
A. 어디서 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외에서 지원하는 경우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패션 안에서 ‘언어’는 무척 중요한 기능을 지닌다. 옷에 대해 얘기하고 옷의 미학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문화적인 요소도 있다. 예를 들어 프라다 패션과 테스코 패션을 비교한다고 치자. 해외에서 온 학생들은 프라다는 알아도 테스코 패션이 의미하는 바를 모를 수도 있다. 정체성에 대한 소통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좋은 매거진 기사들을 많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온전히 못 알아들어도 좋다. 다른 패션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Q. 마지막으로 졸업 후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A. 어떤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서 오는 것과 상관없이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임하라고 말하고 싶다. 패션계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지 말고 자신 안에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내는데 충실하는게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협업하고 싶은지 끊임없이 발견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조사하며 질문들을 던져라. 패션계 내 선배들에게 또 학교에 있는 우리들에게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들은 의외로 이야기 들어주는 것을 반기고 좋아한다!

글/ 여인해
사진/ LCF 제공, Roger Dean

이 글은 <Dazed&Confused> 코리아의 2016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