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opher Kane Interview 크리스토퍼 케인 인터뷰

데뷔 당시 크리스토퍼 케인은 모두가 기다려온 천재 디자이너였다. 알랙샌더 맥퀸 이후 처음이라며 호들갑 떨며 패션계는 그를 환호했다! 고 루이스 윌슨 교수의 완벽한 지도와 안나 윈투어 이하 사라 무어를 필두로 한 패션계 시니어들의 후원을 등에 업고 그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성장 단계를 밟아 나갔다. 빅 디자이너 하우스가 회전문 돌듯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갈아치울때에도 케인은 무성한 소문을 뒤로하고 꿋꿋이 자신의 브랜드를 지켰다. 그리고 보란듯이 당당히 케링 그룹의 투자를 받아 스텔라 맥카트니와 알렉샌더 맥퀸에 이은 디자이너 브랜드 대열에 올라선 크리스토퍼 케인 브랜드! 어느덧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글로벌 기업을 운영하는 자리에 선 케인과 어렵게 전화 인터뷰가 성사됐다. 바쁜 일과 가운데도 드로잉 재미에 푹 빠져 짬만 나면 스케치북으로 향하고, 클래식 오페라를 즐겨들으며, 아트 수집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케인. 특유의 스코티쉬 억양을 구사하는 그와 유쾌하기 그지없던 대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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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런던 패션 위크를 보름 앞두고 있다! 한창 정신 없을때인데,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스튜디오인가?
A 스튜디오 내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컴퓨터 화면은 꺼져 있고 그 위로 무수한 서류들이 있다. 스트레스를 좀 받고 있지만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으니 좋다!

Q 10월에 한국에 온다고 들었다. 한국의 가을은 참 아름답다. 나뭇잎 색들이 변하기 시작하는데 영국과는 달리 한국에는 산들이 많아서 도시에도 제법 아름다운 광경들이 펼쳐진다. 스튜디오에서 작업에 묻힌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기분 전환이 되는 얘기였으면 좋겠다.
A 10월의 런던은 해는 저물고 회색으로 뒤덮히는 시기인데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자연을 무척 좋아하는데 서울 방문이 기대된다.

Q 9년전 센트럴 세인 마틴 졸업 작품 쇼로 모두를 열광케 한 당신인데, 지금까지 이룬걸 가끔 뒤돌아보는지?
A 언제나! 패션을 처음 시작한 날로 수 없이 되돌아 가곤 한다. 그때로 돌아가 당시 힘들었던 과정을 되새가며 지금의 힘든 일들을 거쳐가는 새힘을 얻는다. 어느새 많은 흔적이 쌓였고 아카이브도 방대하다. 아직 한번도 공개한적 없는 아카이브 안에는 룩을 완성하는 이미지와 사진들, 시즌들 그리고 방대한 컬렉션이 담겨 있다. 놀라운 컬렉션이다.

Q 특히 애정이 가는 컬렉션이 있다면?
A 좋은 추억들이 많지만, 첫 번째 컬렉션을 가장 사랑한다. 대학원 졸업 작품이었던 바디콘 레이스 드레스는 영원히 사랑하고, 가난한 학생 시절 만든 볼드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컬러들은 스스로를 한계까지 푸쉬하면서 만든 옷들이다. 지금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컬렉션이다!

Q 지금은 타미 (누나이자 브랜드의 오른팔)와 함께 페브릭도 제작한다고 들었다!
A 페브릭은 언제나 제작하는걸 선호했다. 브랜드의 DNA인 셈.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페브릭 말고 난 매우매우매우 독특한 걸 만들고 싶다. 다른 것과 차별화되는 ‘크리스토퍼 케인’이 되고 싶을 뿐이다.

Q 크리스토퍼 케인의 상징이랄까, 당신 브랜드의 DNA는 뭘까?
A 안전 버클을 상징하는 디테일, 네온, 텍스쳐 등. 브랜드를 시작할때부터 함께 해온 디테일들이 성장하고 진화하고 있다.

Q 당신의 누나이자 뮤즈인 타미에게 가장 먼저 옷을 입힌다고 들었다!
A 그녀는 늘 첫번째 피팅 모델이다. 그녀도 디자이너다 (패션 디자인 전공자)! 그녀는 친구이자 동료이고 누나기 때문에 그녀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패션 세상 속에서 그런 존재는 필수적인데 난 그런 의미에서 행운아다.

Q 미국 보그의 사라 무어는 당신의 재능을 보고 ‘속 쓰릴 정도로 최고였다 (영국 슬랭 sick이라는 표현을 사용)’ 라고 하더라. 특히 베르사체를 주제로 한  포트폴리오 작업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모두가 알듯 그 계기로 베르수스 디자이너로 발탁되었다.
A 사라가 안나 (윈투어)에게 안나가 도나텔라 (베르사체)에게 얘기를 전달해 순식간에 나는 베르사체 브랜드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눈 떠보니 정신없이 몰아치는 회오리 바람 속에 있었다.

Q 베르사체를 처음 알게 된건 언제였나?
A 어릴적, TV 프로그램을 통해 패션 쇼를 보는데 록스타, 영화배우 등 베르사체를 입은 그들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Q 한 시대를 풍미한 베르사체의 아카이브 컬렉션 앞에 서는 기분은 어땠나?
A 도나텔라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베르사체가 갖게 된 상징과 그녀가 이룬 모든 것은 정말 대단하다.

Q 당신의 컬렉션에는 늘 컬러가 있다. 굳이 컬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
A 컬러를 선택하는 이유라? 개인적으로는 네이비, 블랙과 그레이를 무척 좋아하고 이게 컬렉션의 기본 팔레트다. 난 늘 아름다운 색상과 텍스쳐를 갈망한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모던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기본 팔레트는 누구나 입지만, 컬러는 우리 안에 전혀 다른 것을 끌어낸다. 컬렉션 안에는 블랙과 화이트 외에 더 많은 차원이 기초 위에 쌓여지는데 컬러는 그때 그때 내 무드와 실험을 통해 완성된다.

Q 당신의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보자. 드레스 업할때 선호하는 시그니쳐 룩이 있다면?
A 튜닉 점퍼, 캐시미어 점퍼 등 늘 패셔너블한 점퍼를 사랑한다. 더울때도 입는다. 그래서 내 컬렉션에는 캐시미어 점퍼가 늘 있다.

Q 특히 좋아하는 컬러가 있다면?
A 네이비를 제일 좋아하고, 블랙, 그레이 이렇게 세가지 컬러! 남자들에게는 필수적인 기본 컬러다!

Q 지금은 뭘 입고 있나?
A 청바지와 점퍼를 입고 일하는 중이다. 일할땐 정말 정말 편해야 한다. 옷을 입을때 고르는 기준은 아름답고 스마트한 룩. 중요하다. 타미는 크리스토퍼 케인 AW 컬렉션 점퍼와 하이힐 부츠를 신고 있다. 여자들의 워드로브는 훨씬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여성복이 좋다. 많은 걸 실험하고 즐길 수 있으니까!

Q 당신의 옷장 안에서 가장 소중한 걸 꼽는다면?
A 오래된 베르사체와 프라다 그리고 늘 수집하는 샌달 컬렉션. 올 여름에는 구찌 샌달 한켤레 사서 정말 잘 신었다. 크리스토퍼 케인 컬렉션도 정말 많다. 남성복 디자인을 시작한 이후 더 많아졌다. 난 쇼핑을 아주 잘하는데 생 로랑, 프라다, 구찌, 리바이스와 AG 데님 등을 좋아한다.

Q 모바일 쇼핑도 즐기는 편인가?
A 정말 많이 한다. 남자들은 (boys) 디지털 가젯으로 쇼핑하는걸 다 좋아하는 것 같다. 하하. 개인적으로는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걸 선호하지만 바쁠때는 이커머스 쇼핑몰을 애용한다. 모든게 인스턴트인 세상이다! 놀랍다, 정말.

Q 남자들이 특히 더 그런거 같다!
A 선택이 너무 많다!

Q 주말에는 주로 뭘 하나?
A 잔다, 난 자는걸 사랑한다.

Q 외출할때는?
A 스튜디오에서 일이 끝나면 펍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진 앤 토닉도 마시고 쉬면서 캐치업하는 시간을 갖는다. 단 패션 위크 전 얘기다. 극장 가는 것도 좋아하고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애플 TV나 넷플릭스 등을 통해 다시보기한다. 이스트 런던은 정말 멋진 바들이 많아서 음악도 듣고 와인도 마시며 친구들과 편안한 시간을 갖는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처럼!

Q 당신으로 하여금 더 깊게 파고들고 연구하게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즉흥적인가?
A 즉흥적이다. 우리 눈은 수 많은 걸 보고 있고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서 난 오히려 앉아서 그냥 손 가는대로 스케치하는걸 좋아한다. 몸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며 영감이 떠오르면 그냥 그린다. 너무 좋다. 어떤것도 영감이 될 수 있다. 어떻게 그것을 작업해서 모던하게 만드는가가 관건이다.

Q 당신은 타고난 직감을 가졌을 것 같다. 어떤 생각은 더 확장할 여지가 있는지, 또 어떤게 그저 흘러가는 생각인지 분간하는 것도 재능이다. 당신은 컬렉터인가? 컬렉션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지?
A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샌달 컬렉션이 제일 크고! 하하. 아트, 사진, 드로잉도 수집한다. 옷 수집하는 패션 컬렉터이기도 하고. 레코드는 안 수집한다. 정말 아름다운 것만 수집하고 그래서 아트가 무척 중요하다.

Q 형태와 구조가 있는걸 더 선호하는 건가?
A 만질 수 있는게 좋다.

Q 책도 수집하나?
A하하.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데 난 책을 거의 안 읽는다! 난 매우 빠른 속도로 비쥬얼을 소화하는 걸 좋아한다. 빨리 싫증나는 성격인데 비쥬얼은 보자마자 좋거나 싫거나 판단이 나고 다음으로 움직이면 그만이다. 요즘은 페인팅에 푹 빠져 있다. 싫증을 잘 내는데 그림 그리는게 좋다. 늘 그린다.

Q 뭘 그리나?
A 라이프 드로잉! 아무거나 다 그린다.

 

<1문1답>
Q지금 읽고 있는 책은?
A 책상 위에 보그가 있다.

Q 당신이 가장 행복할때는?
A 꿈 꿀때 (그걸 기억한단 말인가?).

Q 지금 당신의 최대 관심사는?
A 곧 있을 공식 파티!

Q 당신이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샵과 레스토랑 각 하나씩을 댄다면?
A 크리스토퍼 케인 플래그쉽! 샵에 가서 고객들과 옷을 보는걸 너무 사랑한다. 샵에 꽤 자주 가는 편이다. 사람들에게 ‘저거 사세요, 저것도요!’ 하고 말하는걸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 아 그건 좀 어려운데, 이스트 런던의 해크니 (Hackney)에 있는 ‘더 리치몬드’. 생선 전문 레스토랑인데 맛도 좋고 분위기가 좋아 자주 가는 곳이다.

Q 당신이 지금 가장 좋아하는 향수는?
A지금? 지금은 딥티크를 뿌렸는데 아마 ‘피그’인 것 같다. 딥티크의 피그!

Q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는 무엇이 담겨 있나?
A 지금 오페라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요즘 클래식 음악에 꽂혀 있는데 마리아 칼라스, 파바로스키 등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의 연주를 즐기는 중이다.

Q당신에게 우아함이란?
A 자신감! 편안해지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

Q그럼, 모던함은?
A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그리고 당당해지는 것. 난 옳고 그른 기준은 없다고 생각하고 그 어떤것도 모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은?
A잠자러 가는 시간과 아마도 점심시간이지 않을까? 잠시 휴식을 갖고 걷고, 좀 쉴 수 있는 순간이 소중하다.

Q 당신이 가장 경멸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A 난 사실 싫어하는게 없다. 난 뭐든지 하는걸 다 사랑하고 매사에 긍정적인데. (못생긴 옷은 어떤가?) 음, 못생긴 옷도 괜찮다. 잘 모르겠다. 아! 앤쵸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됐지, 그거 싫어한다.

Q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A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은 늘 나를 위해 이곳에 있어주는 사람들로 난 그들은 무척 사랑한다. 그들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친구들과 가족.

Q 당신이 꼭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A 난 늘 지금과 같고 싶고, 또 겸손하고 싶다. 사람들 누구라도 모두에게 친절할 것이다. 사람들을 대할때 내가 어떤 대우를 받고 싶은지를 생각하면 쉽다. 미소 한번 짓는데 그다지 큰 노력이나 돈이 들지 않는다!

글/ 여인해
사진/ 크리스토퍼 케인 제공
이 글은 <분더샵 매거진> FW 2015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