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el Gaubert 미셸 고베르 인터뷰

‘만나서 반가워요, 나는 미셸이예요.’ 파리 시간으로 목요일 오후. 실은 출장 다녀온 직후라  낮잠을 청하다 막 정신을 차렸다고 고백한 미셸은 곧바로 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인상은 좋은데 덩치가 제법 커 공간을 압도하는 그는 패션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음악 프로듀서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샤넬 크루즈 컬렉션과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 음악도 모두 그가 맡았다. 알고보니 지난 23년째 패션 세상 속 음악을 책임지는 총감독 역할을 자청하며 미셸은 누구보다 가까이서 패션계의 변화와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인물! 그는 일할땐 전세계를 다니며 빅 쇼들의 음악을 제작하거나 파티 음악을 책임지지만 파리에 돌아오면 두 마리의 고양이들 보리스 (Borris) 그리고 브래드 (Brad)와 고요한 일상으로 복귀한다. 틈만 나면 여행 계획을 세우고 휴가를 떠나며 쇼핑광이어서 컬렉션별로 제품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지기도 한다. 어쩌면 세상은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패션계만 유독 너무 많은 것들이 넘쳐흐르고 속도도 더 빨라지는 요즘, 그는 한숨 돌리며 패션을 즐기라고 말한다. 결국 모두 즐겁자고 하는 일 아닌가! . 색상이나 형태를 고를때 개개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고 조화로운 조합을 찾듯, 음악도 잘 맞는 걸 찾으면 좋은거지 좋고 나쁜 음악은 없다고 주장하는 미셀. ‘글로벌 무드’를 반영하며 우리가 사는 시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문화적 요소는 ‘건설과 조작’으로 완성된 캣워크 위에서 미셸의 손길을 입고 늘 새롭고 다르게 연출되는 중이다.

 사진/ SAM KIM

사진/ SAM KIM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FASHION
거대한 체구는 아버지고, 어머니의 눈을 닮았는데 옷 입는 센스는 자신한테 물려 받았다고 주장하는 미셸은 처음 패션계에 입문하던 80년대에는 요지 야마모토, 꼼 데 가르송, 로미오 질리 (일본 특유의 트렌드를 컬러로 표현한 그를 일본계 이탈리안에 비유) 를 구입해서 아직도 소장하고 있고, 지난 10년간은 모든걸 믹스 앤 매치하는 중이다.  스테파노 필라티의 YSL, 라프 시몬스, 특히 톰 브라운은 색상과 종류별로 신발을 10켤레씩 소장할 정도로 팬이고 준지도 좋아하며 워드로브 머스트 해브로 ‘베이직’한 아이템들을 꼽는다.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TRAVEL
여행 다니면서 더 쇼핑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일년 365일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 가운데 휴가 계획은 필수이고, 올해는 특히 난생 처음 시도하는 일정을 계획 중이지만 절대 비밀이다. 한바탕 패션 위크가 끝나면 뉴욕으로 가서 월스트릿 저널의 WSJ 매거진 파티를 위한 음악을 마치고 더 많은 쇼 음악 작업이 이어진다. 작은 수트 케이스에 100장의 CD와 CD 플레이러를 담아 휴가 (음악은 그에게 일이지만 휴가 중에도 매일 음악을 듣는다) 를 떠나던 그는 처음에는 아이팟의 광팬이지만, 지금은 이 골치 아픈 기계를 멀리하기로 했다. 디지털 사진은 더 끔찍하다. 1조 단위로 저장된 그 많은 사진이 과연 필요한가 스스로 되물어볼 때다.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사진/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COOK
에이프런까지 두르고 스테이크 요리에 열중하는 인스타그램 사진은 좀 웃긴거다, 왜나면 일년에 한번 고기를 요리할까 말까하니까. 좀 더 수월한 생선 요리를 선호하고, 일식도 즐겨 요리한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을 위해 찾은 서울행 비행기 안에서 먹은 ‘매콤한 소스 (고추장)’가 너무 좋았고, 한국 음식에 대한 추억은 ‘엄청나게 많은 그릴 위 고기’였는데 역시 BBQ는 코리안 스타일이 최고다. 음식 쇼핑은 그가 즐기는 평범한 일상 중 하나인데,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쇼핑 리스트가 바뀐다.

 

 사진/ SAM KIM

사진/ SAM KIM

LIFE

소통과 아카이브라는 두가지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에 하루의 수십컷들의 이미지를 피드하는데 목적은 ‘다음에 히트칠 아이템’을 쫓는 이 세상 안에서 지금 이 순간에 ‘적합한’것을 찾아 올리는 거다. 바보 같은 걸 올리며 나만의 방법으고 까불기도 하는건 너무 심각하지 않고 편하고픈 그만의 욕구를 표현하는 유머 코드인 셈이다. 플라스탁이 너무 많은 CD는 오브제로 마음에 안 들고 더 부드럽고 달콤한 소리를 내는 레코드판 (‘vinyl’이란 단어를 고집)이 좋다. 하지만, 유럽에서 그가 본 K 팝은 블링블링하고 에너지와 파워가 대단하며 꼬은 듯한 특유의 목소리 톤이 세련됐다. K팝도 좋아한다. 

 

글/ 여인해
사진/ SAM KIM, 미셸 고베르 인스타그램
이 글은 분더샵 매거진 2015 AW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