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WHITE C/O VIRGIL ABLOH 오프 화이트 버질 아블로 인터뷰

 사진/ 김영철

사진/ 김영철

‘오프 화이트 (Off White)’의 수장, 버질 아블로 (Virgil Abloh)를 런던에서 만났다. 그가 제안한 쇼디치 하우스는 런던에서 가장 핫한 쇼디치에서도 멤버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클럽.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프 화이트를 입은 그의 홍보 담당자와 달리 그의 옷 차림은 수수했다. 의외로 큰 키에 차분한 말투가 인상적인 버질은 어떤 질문을 던져도 진지하게 답한다. 낮에는 디자이너이고 밤에는 디제이이며 또 다른 도시에서는 아티스트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 중인 버질 아블로는 올 5월, 분더샵만을 위해 디자인한 Exclusive 라인을 단독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영감이 녹아 든 남성복, 여성복, 가구로 팝업 스토어를 구성해 “오프화이트를 입는 ‘걸프렌드들’과 ‘보이프렌드들’이 있는 특유의 공간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화이트 캔버스에서 시작해 태극기로까지 이어지는 그의 영감들이 어떻게 뒤섞이고 병렬 대치하는지 (juxtapose)에 대한 흥미진진한 버질 아블로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한다.

 

당신의 브랜드를 소개해달라. 왜 이름이 오프 화이트인가?
이름은 브랜드의 전부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원동력이기도 하고, 완벽한 기반을 마련해준다. 그래서 오프 화이트에 직감적으로 끌렸다. 왜냐면, 모든 색을 담을 수 있는 캔버스가 떠오르니까. 순백의 화이트가 아닌 어떤 감정을 품은 것 같은 오프 화이트라는 컬러가 좋았다.

화이트 컬러의 격자무늬 패턴은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된 것인가? 당신 인스타그램에 팔로워들이 전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발견한 격자무늬 패턴을 올려놨던데...
우연의 결과지만 복합적으로 찾아왔다. 그래픽 디자이너이기의 눈으로 바라본 격자무늬 패턴은 모든 도시와 골목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아무도 드러내지 않으니 내가 유비쿼터스한 나만의 브랜딩으로 사용한 것이다. 처음 시작은 그랬다.

‘오프 화이트’에는 강한 스트릿 감성이 담겨 있다. 로고가 되어버린 시그니처 패턴에서부터 브랜드 이름은 물론 컬렉션 안에도 유기적으로 흐르는 하나의 통일된 감성이다. 당신의 DNA 인가?
나에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디자이너가 되고 또 내 배경에 충실하고 싶다. 난 시카고에서 자랐고, 농구와 스케이트 보드 그리고 힙합에 푹 빠져 청소년기를 보냈다. 성장 과정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진짜 디자인 디자인 (그는 강조하듯 두 번 반복했다, ‘the real design design’)을 사랑한다. 난 건축학도 출신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한다. 디자이너로서 이 모든 것들을 합치기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흥미로운 얘기다. 스트릿 웨어, 스트릿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유스 컬처 등… 당신이 말하는 감성은 최근 몇년간 계속해서 패션 트렌드에 화자되고 있고 성장 단계를 걷는 장르다. 관심도 크고 지지폭도 넓다. 좋은 타이밍이다. 다른 ‘스트릿’ 디자이너들도 눈 여겨 보나?
현재 시점에서 울려 퍼지는 현상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수동적으로 패션을 받아드렸다면 지금은 유스 컬처가 패션을 정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우리는 브랜드를 새롭게 브랜드화했고, 브랜드를 뒤섞어 입으며 리믹스했다. 퍼스널 스타일링이 각광받는 세대다.

이 모든 과정이 패션 세상 안에서 꽤나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맞다. 텀블러나 인스타그램 등의 통로와 일반인 패션 아이콘 (셀렙이나 모델이 아닌!)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그건 문화를 진화시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리스트인 YG 그룹의 양승호(Xin이라 불린다)는 틈새 단위의 현상을 대중에게 적용하고, 그들은 또 퍼스널 스타일로 완성한 그 룩을 세상에 소통한다. 그의 감성은 그렇게 확산되고 퍼져나간다. 그는 먼 곳을 보는 비저네어 (visionnaire)다.  

당신한테 지금 쿨한 것은 무엇인가?
나만의 시각을 지닌 흥미로운 사람들 그리고 하위 문화 (sub culture).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난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다양한 문화가 연결하고 교차하는 것이 흥미롭다. 한국에서 함께 디제잉한 ‘키즈’들이 일본을 주제로 랩을 만들었는데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들과 인터넷과 거리를 떠도는 문화 안에서 우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현지’의 시각에서 말한다. 그것에 끌렸다. 왜냐면 나도 나만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영’한 사람 중 하나니까. 직접 디자인하기까지 정말 많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무엇을 공부했나?
그냥 다양한 문화를 공부벌레처럼 파고들었다. 영국의 그라운드 뮤직부터 일본뿐 아니라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런던의 스트릿웨어까지. 하나의 현상으로 퍼져나가는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패션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그들이 이런 감각과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왜 이젠 비즈니스맨들이 당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일까?
잘 모르겠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웃음)

내 생각은 다르다! 당신의 컬렉션을 판매하는 전세계 편집 매장과 백화점들은 모두 내로라하는 곳들이다. 이건 심각한 비즈니스다.
퀄리티 있는 옷을 만들고, 약속한 기일에 맞춰 배송하며, 품질 컨트롤을 위해 꼼꼼히 체크하고,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다. 내 자신을 포장하는 용도로 시작한 ‘영 브랜드’가 아니다. 도시마다 인력을 배치하고, 영역마다 책임을 맡은 전체의 팀이 움직인다.

2회를 맞은 LVMH어워드의 1차 심사를 통과한 26개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축하한다.  주류에 들어온 셈인가? 그럼 이제 반항이라도 할 것인가?
하하. 아니다. 난 주류를 사랑한다! 나의 꿈과 비전을 향해 돌진할 뿐이다. 나의 문화를 대변하는 우리 세대의 ‘칼 라거펠트’나 ‘에디 슬리먼’이 되고 싶다. 그들은 각자의 문화를 움직이는 유람선을 항해하는 키를 쥔 수장이고, 영 스트릿 디자이너로서 이 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으면 10년뒤 어느 날 그 ‘마법의 문’이 열리는 순간 엉뚱한 사람 손에 키가 쥐어질지 모를 일이다!  LVMH 브랜드 중 하나를 맡은 수장이 10년전에 수프림 티셔츠를 입고, 에이셉 로키 (A$AP Rocky)외 첫 라이브 쇼에 열광했단 얘기를 듣고 싶다! 그런 얘기다.

하하. 멋지다. 음악에 대해 얘기해보자. 패션과 음악은 자석의 양극처럼 서로에게 끌린다.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
음악은 온도 같다. 문화가 움직이는 속도가 음악이 움직이는 속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반면 패션은 ‘트렌드’에 이끌려 왜곡된 성향을 갖는다. 패션은 음악이 움직이는 흐름의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한 도시의 문화와 미학을 온전히 담은 한 가수의 한 노래가 하룻 밤 만에 히트를 치며 판을 장악하는 세상이고, 그의 이야기는 놀라운 속도로 퍼져나간다!  

분더숍 매장을 위해 어떤걸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직접 소개해줄 수 있나?
남성복, 여성복 그리고 가구가 들어간다. 하지만 나에게는 전체 ‘컬렉티브’가 중요하다. 공간과 옷 그리고 가구 등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당신의 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좌우명은?
지금을 대표하는 것 (Represent the now)’. 새로운 걸 바라보며 브랜드에 담는다 브랜드가 크리에티브 디렉터와 하나가 되길 원한다. 지극히 퍼스널한 감각으로! 오프 화이트에 ‘개인적인 성격’을 담되 단 영한 버전으로 표현한다.

서울에는 언제 방문할 예정인가?
곧 간다. 서울에서 파티도 열고 설치 작업도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나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건 바로 ‘국기’들인데, ‘태극기’를 제일 좋아한다! 나의 모드는 이 국기를 그래픽 디자인으로써 축하하는 것인데 거대한 패치와 콜라주를 ‘오프 화이트’ 브랜드와 함께 이용해 표현할 예정이다. 정말 쿨할 것이다!

컬러로 할 것인가?
물론이다. 모든 건 컬러다. 그리고 다른 컬러 패치들도 등장한다.

당신의 시각과 해석이 정말 기대된다.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지금 뭘 준비하고 있나?
‘스플릿 엔드 (갈라진 머리칼)’라고 이름 붙인 여성복 컬렉션 작업이 한창이다.60년대 히피 감성을 담았다. 파리 총기 테러 사건이나 건강한 야채 ‘케일’ 먹기 바람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 갖는 영 피플이 늘어났다. 여기에 스트릿 감성을 뒤섞고 (juxtapose – 그의 인터뷰 기사에 늘 등장하는 단어!) 쉬크함을 더하면 어떤 미학이 완성될까 작업해봤다.  

1월에 발표한 남성복 컬렉션은 ‘아래를 내려다보지 마시오 (Don’t look down)’라고 불렀다. 그 안에는 에버레스트 산과 월가라는 두 요소를 혼합해 뒤섞었고! 정말 흥미롭다!
하하. 맞다, 은유적이지만 산을 오르거나 직장 내에서 높아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와 정신을 담았다. 아래를 내려본다면 성공할 수 없다. 이름을 지을때 어떤 긴장감을 주기 위해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요소들을 떠올린다. 내 머릿속에 다 들어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을 한데 모으고?
맞다.

그리고 뒤섞는다 (juxtapose it)?
하하. 바로 그거다.

  

글/ 여인해  
사진/ 김영철  
이글은 분더샵 매거진 SS 2015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