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 Christopher Kane 크리스토퍼 케인 인터뷰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Central Saint Martins) 대학교에서 선보인 그의 석사 졸업 컬렉션 쇼는 단연 최고였다. 졸업쇼에 선보였던 현란한 야광 컬러를 입은 원피스는 패션 위크 내내 화자가 되었고, 그는 벌써 도나텔라 베르사체 (Donatella Versace) 여사에게 스카우트 되어 베르수스 컬렉션의 컨설턴트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새로운 에너지를 갈망하는 세계 패션 무대에 희망과 기대를 불러준 크리스토퍼 케인 (Christopher Kane). 미국 <보그>와의 단독 인터뷰로 일체 다른 잡지와는 인터뷰를 안 하겠다는 선언을 깨고 하퍼스 바자 코리아를 그가 만나주었다.

 ▲ 이스트 런던 스튜디오에서 하퍼스 바자를 맞아준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 (Christopher Kane). © Joachim Norvik ALL RIGHTS RESERVED

▲ 이스트 런던 스튜디오에서 하퍼스 바자를 맞아준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 (Christopher Kane).
© Joachim Norv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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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잠시 파리에 들렀더니 바이어들 사이에서 당신이 화두더라. 그들은 제2의 알렉산더 맥퀸을 발견한 듯 당신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의 이런 관심과 지지가 나도 놀랍다.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기분 좋은 부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쇼를 했을 뿐 아닌가. 시작이니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캣워크에서 선보인 당신의 컬렉션은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며 신인 디자이너의 그것이라 하기엔 완성도 있다. 아마도 프레스와 바이어들은 그런 비젼을 알아본 거 아닐까. 특히 이번 시즌 선보였던 실루엣과 컬러, 액세서리는 정말 멋졌다. 주로 어디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얻는 것인가?
아이디어를 얻는 곳은 특별히 없다 (no where). 그저 ‘직감’에 따라 경계선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공예’를 좋아할 뿐. 다른 디자이너들처럼 생각이 많은 것 같진 않다. 하하. 구조를 테일러링에 적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무척이나 두껍고 섬세한 디테일로 완성시켜보았다. 구조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것이라고나 할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당신이 런던의 떠오르는 신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지금이 런던에게 있어서는 부활의 시기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런던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런던은 멋진 도시이다. 모두가 런던으로 돌아오고 있어 너무 좋다. 스코틀랜드의 글라스글로우에서 자란 나에게 런던으로 온다는 것은 한 걸음 진보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침 런던이 많은 후원과 지지를 얻고 있으니 아주 좋은 타이밍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테미 (Tammy Kane, 그의 누나)와 주변의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든든하다 (테미는 크리스토퍼 케인 브랜드의 CEO이고 그들의 브랜드는 지금 주식회사로 등록되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당신 말대로 런던은 창조의 원천이고,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신인 디자이너들이 런던을 통해 데뷔한다. 하지만 재능 있는 신인 디자이너들이 창조와 비즈니스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채 한두 시즌이면 사라져버린다. 크리스토퍼 케인이라는 브랜드를 키우려면 재정적인 후원이 필수적일 텐데, 어떤 식으로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나?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스외롭스키와 톱숍의 꾸준한 지원을 얻고 있고, 테미가 계속해서 다른 여러가지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신인 디자이너들에게 돈은 말하기 어렵고 꺼려지는 주제이지만, 우리에게는 브랜드를 한 걸음씩 키워나가는데 아주 중요한 초석이 된다.

컬렉션의 결과는 만족스럽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만족스럽다. 물론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들은 패션 안에 창의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시도되지 않은 무수한 것들이 있다. 베르사체를 위해 컨설팅할때에도 그들에게 그런 다양한 시도와 변화 그리고 창작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전달했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도를 내가 먼저 할 수 있다는 것.

이번 시즌 네온 컬러를 선택한 것도 그러한 접근인 셈인가?
앞서가는 유일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지 않는가? 뉴욕은 어두운 톤이 가득했다. 나는 밝은 것보다 밝은 색을 원했다. 라크르와, 베르사체 등의 브랜드를 보라. 그들은 볼드한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색상은 좋은 것이다.

다음 컬렉션의 디자인 방향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나?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파티와 이브닝을 위한 드레스도 제작하고 싶고, 구조에 대한 도전도 시도해보고 싶다. 테일러링도 물론 중요한 요소이다.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할 일을 많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발렌시아가의 전시를 본적이 있다. 50년대 디자인한 그의 컬렉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보다도 앞서 있다. 니콜라스는 그 엄청난 양의 자료를 아무때나 볼 수 있는 행운이다!

당신의 옷엔 전설적인 패션 마스터들의 작업을 엄청나게 관찰하고 공부한 흔적이 묻어 있다. 컬러에 있어선 베르사체, 실루엣은 아제딘 알라이아와 티에리 뮈글러, 구조는 크리스토벌 발렌시아가….
물론이다. 특히 발렌시아가를 좋아한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발렌시아가의 전시를 본 적이 있다. 50년대 디자인한 그의 컬렉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보다 앞서 있다. 전율이 느껴졌다. 그런 면에서 니콜라스 게스키에르가 부럽다. 그는 그 엄청난 양의 자료를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말 행운아다!

게스키에르는 런던에 살고 있는 당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하. 런던이야 말로 문을 열고 나서면 모든 것이 영감이 될 수 있는 도시 아닌가? 실질적이고 비주얼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패션 매거진과 아트 북이다. 좋은 비주얼을 찾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이해하고 흡수하려 한다. 런던, 특히 나와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리한 런던의 이스트 앤드는 무척이나 창조적이고 비주얼한 지역이다.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고 패션과 트렌드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얻을 수 있는 영감은 필수적이다.

당신의 지니어스한 재능을 탐내는 브랜드들이 많을 것 같다. 어떤가? 런던 디자이너들 중 콜라보레이션에 무관심한 사람은 없는데?
베르사체를 위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한바탕 끝냈고, 마놀로 블라닉을 만나 신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했다. 그는 정말 천재이다! 이미 너무나도 중요한 패션계의 인물들을 많이 만났다. 안나 윈투어 (Anna Wintour)는 물론, 수지 멘키스 (Suzy Menkes), 닉 나이트 (Nick Knight), 마리오 테스티노 (Mario Testino) 등 모두가 많은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어 몸둘 바를 모르겠다. 크리스토퍼 케인이라는 브랜드를 조금씩 끌어 올리고 싶다. 알렉샌더 맥퀸과 조나단 선더스 등과 같이 분명한 컬러를 가진 브랜드로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싶다.

많은 패션 저널리스트들이 당신의 옷을 향해 ‘모던’하다고 말한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홀러가는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태’가 모던이라고 했다. 당신에게 ‘모던’의 정의는 무엇인가?
새로운 미학이다. 글래머를 상징하며 디테일의 볼드함을 의미한다. 현명하고 남들과 달라야 한다. 남들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결과는 좋고 말이다! 

하지만 다들 이제 패션 안에서 새로운 시도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런데 당신은 아직도 ‘새로운 것’이 가능하다고 믿나?
물론이다. 우리는 만물이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소재도 그 종류와 컬러 등, 다양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영화와 음악 또한 그렇다. 지금이야말로 무한한 창조가 가능할 수 밖에 없는 시대다.

글/ 여인해
에디터/ 오선희
이 글은 <Harper's Bazaar> 2007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